연재코너-15) 푸드트럭을 바라보는 文정부의 싸늘한 시선

쏭기자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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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푸드트럭 창업에 나선 김정민씨(32)는 최근 빚더미에 안게 생겼다. 서울 시내 중견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김씨는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결합된 퓨전형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을 론칭 했지만, 영업난을 호소하면서 폐업을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가 여는 대형 행사에 참여하기에는 비싼 입점료와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대학가 축제는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어 ‘잘되면 대박이지만 잘못 되면 쪽박’이다. 김씨와 같은 영세사업자는 꿈도 꾸지 못한다.  

청년 창업의 희망이라고 평가받던 푸드트럭 사업이 정권이 바뀌자 외면 받고 있다. 신규 사업자를 모으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서울시가 최근 남산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19곳의 상설 푸드트럭 신규 개설 희망자를 모집했지만 모두 다 미달됐다. 문을 열기 무섭게 신청자가 몰리던 것과 비교하면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도 사정은 다르다. 1년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관련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와 정치적 이슈 등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관련 상태계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든다고 우려한다. 현재 서울 및 주요 시도에 등록된 푸드트럭 업체 대부분은 심각한 영업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 상설 푸드트럭 신규 개설에 참가자가 적었던 것도 매출 부진이 주된 이유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푸드트럭 300대 중 절반가량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사정이 낫다. 값싼 사용료를 받는 후미진 곳들은 대다수가 하루매출이 10만원을 넘지 못한다.

도내 130여개 푸드트럭이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경기도소상공인지원센터가 작년 7월 이후 영업 중인 도내 푸드트럭 가운데 11곳을 집중 분석한 결과평균 투자비는 2480만원이었고 월평균 매출액은 523만원이었다. 재료비 등 운영비를 뺀 월평균 수익은 176만원에 그쳤다. 한 푸드트럭 운영업체 관계자는 “한달 내내 일해 손에 쥐는 돈이 고작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초 전국 지자체와 함께 조사한 내용에서는 푸드트럭 창업 이후 평균 영업기간이 144일에 불과하고, 35%가 6개월 내에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도 정권이 바뀌면서 시들해졌다는 점이다. 푸드트럭 사업은 과거 박근혜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년창업을 강조하면서 푸드트럭을 대표적으로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정치적인 색깔이 뚜렷하다. 최근 정부부처가 푸드트럭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는 것도 정권이 바뀌면서 생긴 일이다. 한 광역지자체 담당자는 “전임 정권의 정책을 적폐로 규정하는 마당에 누가 앞장서서 푸드트럭 사업을 독려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자연스럽게 정부 차원의 지원은 싹 끊겼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여의도한강공원, 청계광장 등 5곳에 야간 푸드트럭 특화공간으로 운영 중인 ‘서울밤도깨비 야시장’도 반포한강공원을 빼면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서 신규 점포 확충은 불붙은 장작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다. 공멸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관련업계에서는 시간대를 업체에게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푸드트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한 푸드트럭 업계 관계자는 “업체에게 자율권을 줘 스스로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새벽 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새벽 푸드트럭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 동대문과 남대문 등 대형 재래시장에는 밤새 영업이 가능토록 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업체들의 수익률은 지금보다 한결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푸드트럭이 가진 이동성을 강조토록 하는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 현행 푸트트럭은 차 형태를 띤 하나의 개별 음식점에 불과하다. 정해진 곳에서만 판매가 허용된다. 따라서 미국, 일본처럼 도심 곳곳에 푸드트럭 운영 지점을 늘려, 푸드트럭이 가진 이동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현재 푸드트럭의 영업이 허락된 한강시민공원들은 기존 사업자와 충돌하지 않는 곳인데 문제는 이들 지역에 주말을 빼고는 평일에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라면서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푸드트럭은 창업 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에 안성맞춤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령 개정도 중요한 일이다.

서울시의 경우 푸드트럭 관련 규정은 2014년 처음으로 합법화됐다.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운영할 수 있으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등에 따라 관광지, 체육시설, 공원, 하천, 학교 등에서 영업할 수 있다. 지난 정권에서 청년일자리 정책으로 중점 추진됐던 푸드트럭 창업 지원사업이 경영 부진과 정책 뒷받침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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