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코너-12)세계 푸드트럭의 성지 오리건주 ‘포틀랜드’

쏭기자
2017-08-19
조회수 1316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오리건 주 최대 도시인 포틀랜드는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상업적으로 매우 번성한 도시였다. 무역항을 끼고 있어 미 중부 다양한 농산물이 태평양 쪽 연안을 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있어 거점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본사가 바로 이 포틀랜드에 있다. 하지만 1970년대 미국의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의 쇠퇴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줬다. 도시는 슬럼화 됐고 지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포틀랜드 시 당국은 도심재생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나서 오늘날 포틀랜드는 서부의 자유 분망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로 부상 중이다. 이런 자유분망함은 색다른 식문화를 만들어냈다. 바로 스트리트 푸드, 푸트 카트로 불리는 푸드트럭이다.
포틀랜드는 미국에서도 푸드트럭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으로 꼽힌다. 유명 여행 잡지에서 포틀랜드 관련 기획 기사를 쓸 때 빼놓지 않고 하는 것이 푸트트럭이다.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시애틀과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 어찌 보면 히피, 보헤미안 성향이 강한 샌프란시스코와 정서적으로 더 맞는다.
현재 포틀랜드에는 700여개에 달하는 푸드트럭이 성업 중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푸드트럭은 힙스터(Hipster) 레스토랑으로 불린다. 틀에 맞춘 형태의 레스토랑을 거부한다는 뜻이다.
포틀랜드에서 푸드트럭이 성업하게 된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레스토랑이 있다. 여기에 다양한 수제 맥주집, 와인 산지와 가깝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 외곽에 청정 식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농장이 있어서다. 특히 도심 내 약 40여 개의 그린 마켓에서 공급되는 야채와 과일은 미국 전역에서 최고 신선도를 자랑한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데 왜 맛이 없겠는가. 이러한 요소들이 만나면서 최적의 환경(Spod's Xanadu)을 만들어 냈다.
다양한 음식 문화는 포틀랜드 푸드트럭의 최대 장점이다. 모든 도시의 푸트드럭이 전 세계 모든 음식을 판다고 하지만, 포틀랜드는 거의 현지식 수준으로 음식을 만든다. 이 도시에서 활동하는 푸드트럭 주인들은 굳이 점포를 차리지 못해서가 아니다. 자유 분망한 도시 분위기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뜻에서 정형화된 점포를 거부하는 것이다. 그게 이 도시만의 매력이다. 도심지 도로변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푸드트럭들이 줄을 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무슨 특별한 축제만 따라다니는 우리네 푸드트럭 문화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미국 포틀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킨포크’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사회현상을 가리키는 킨포크 라이프라는 말이 탄생하게 된 것도 이러한 포틀랜드의 독특한 문화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메뉴도 다양하다. 2014년 포트랜드를 찾은 영국 가이언 기자는 포틀랜드 푸드트럭의 다양한 메뉴에 한껏 고무됐다. 이 기자는 “푸에르토리코식 아레빠스(Arepas), 루마이니식 굴뚝빵(Chimney cakes), 이집트식 파스타 쿠샤리(Kushari)를 길거리에서 맛본다는 것이 환상적”이라고 호평했다.


포틀랜드의 명물 ‘농의 카오 만 가이(Nong's Khao Man Gai)’는 메뉴가 치킨과 밥뿐이다. 이 음식은 베트남 북부 하이난 스타일이다. 부드러운 닭 육수에 쌀밥, 그리고 중독성이 강한 검은색의 생강 소스를 뿌려 먹는 식이다. 이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농의 음식을 가리켜 ‘마약 치킨’이라고 부른다. 노르웨이식 레프세(Lefse)를 만드는 바이킹 소울 푸드도 유명한 푸드트럭 업체다. 레프세는 납작한 노르웨이 전통 빵 위에 곡물가루, 버터, 우유, 크림, 감자들을 얹어먹는 음식이다. 이 가게는 미트볼도 아무 맛있게 만들기로 유명하다.
사우스웨스트 5번가와 오크가 사이에 위치한 체코 음식점 타보르로 포틀랜드 푸트트럭 여행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가게의 대표 메뉴는 슈니첼위츠(Schnitzelwich)다. 이 집에서는 돈가스처럼 빵가루를 입혀 튀긴 고기를 샌드위치처럼 빵 사이에 넣고 먹는 이 음식 딱 한 가지만 판다. 그런데 맛이 수준급이다. 웬만한 정통 레스토랑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다운타운에서 다리만 건너면 나오는 사우스이스트 거리는 포틀랜드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명물인 포테이토 챔피언도 유명한 푸트트럭 업체다. 모든 메뉴가 감자로 구성돼 있다. 맛은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다.


 포틀랜드에 가보면 이외에도 세계 방방곡곡에서 찾아온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만약 다양한 음식을 먹고자 한다면 포틀랜드로 가 도시 곳곳에 위치한 푸드트럭만 돌아다녀도 충분하다. 이 도시에 푸드트럭은 도시의 일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로 치면 길거리 포장마차와 같은 역할을 한다. 어떤 푸드트럭 업체은 고정식으로 장사를 하고 어떤 업체는 장소를 옮겨가며 영업 활동을 한다. 모양부터 음식 종류, 서비스 종류가 정형화된 것이 없다. 이런 다양성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포틀랜드만의 독특한 식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오늘날 전세계 푸트트럭 문화를 새롭게 써는 것을 꼽으라면 단언컨대 포틀랜드를 꼽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푸드트럭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도시 전체가 활력을 읽어가던 포틀랜드는 강변을 끼고 자리잡은 폐창고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고 도시 곳곳을 재정비해 푸드트럭을 비치시키면서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더군다나 포틀랜드는 도시 전체가 면세지역이라서 음식 값이 싸다. 주말에 쇼핑 차 시애틀에서 차를 타고 포틀랜드 시내로 오는 것도 다반사다. 푸드트럭 문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가. 그럼 당장 포틀랜드행 비행기 티켓을 끊으라고 권하고 싶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