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5) 밤도깨비 불꽃女의 '불꽃튀김'-분식편

샌더스리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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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대한민국 여성파워가 늘고 있다. 한때는 대통령도, 헌법재판소장도 여성이었고, 현 외교부장관, 보훈처장 그 외 무수히 많은 기업에 여성 CEO들이 등장하고 있다. 거칠고 험난하다는 푸드트럭업계에서도 여성들의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그 중 튀김의 여왕 ‘불꽃튀김’ 박 필연(42)씨를 만나 어떻게 푸드트럭 업계의 불꽃같은 여사장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들어보도록 한다.



1.‘불꽃튀김’ 이름처럼 푸드트럭이 아주 화려하네요. 어떤 메뉴를 필살기로 하시는지.

- 수제튀김 전문 트럭이에요. 주요메뉴는 수제튀김을 전문으로 한 프리미엄 분식메뉴에요. 대부분 분식메뉴는 떡볶이가 주 메뉴지만, 저는 대한민국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분식메뉴는 하고 싶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식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장 접근성, 대중성이 있는 분식메뉴를 최고급으로 변화시켜보자는 철학으로 프리미엄스낵/불꽃튀김/불꽃이 튀기다 라는 네이밍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어요.

저만의 레시피는 수제튀김이 가장 독특하고 차별화 되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다른 튀김과는 다르게 제 튀김 옷 레시피는 굉장히 묽고 초벌튀김에서는 기름 안에서 튀김 옷을 모두 털어내고 튀김 꽃을 일일이 입혀 바삭바삭한 식감을 극대화시키는 번거롭고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 이유로 튀김을 튀기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고, 장인정신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자부해요. 저희는 초벌튀김을 한 후 재벌튀김의 과정을 거칩니다.

초벌튀김은 판매대 앞쪽으로 모두 전시해 손님들께서 사진이 아닌 튀김의 실제 퀄리티를 보시고 사 드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래서 차가 더 화려해 보일 수 도 있어요. 그 외 국물떡볶이, 컵 어묵, 순대 조리공간 또한 조리과정이 손님들 눈높이와 맞춰져 있어요. 제 차량의 큰 장점은 대량 조리가 가능하게 제작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떡볶이조리대는 4개인대 모두 스탠으로 제작되었어요. 한번에 300인분 이상 조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각종 대량주문 케이터링에서도 큰 장점이고, 다양한 각종 조리들이 가능하죠. 저의 차는 무엇보다 있는 메뉴를 그대로 전시하고 내부의 조리과정을 보여준다 것 자체가 가장 큰 인테리어라고 생각되네요.

2.차를 제작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겠습니다. 처음 제작한 거 치고는 너무 완벽한 차로 보이네요.

- 지금 현재 차량은 사실 두 번째로 제작한 차량이에요. 2014년도의 차량은 커피차량으로 개조해서 1년정도 영업을 하다가, 튀김전문 분식차량으로 2015년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 여의도를 들어가 영업하고 판매했고, 2016년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준비를 하면서 현재의 차량으로 제작된 거에요. 지금이야 대박이지만 저 또한 몇 년에 걸쳐 여러 시행착오가 있지 않았겠어요. 

덕분에 지금의 차가 나온 거구요. 차의 특징은 앞 판매대쪽이 손님들과의 접근성을 좋게하기위해, 슬라이딩으로 제작했고, 판매대높이는 손님들과의 눈높이에 맞게 앉아서 조리하는 게 보이도록 했어요. 수제튀김은 조리의 위험과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판매대 뒤쪽으로 배치했어요. 제 수제튀김은 차량제작비용은 4천만원정도 들었고, 여러 가지 초기비용 포함한다면 아마 5천만원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 여러 시행착오가 있으셨다고 했는데, 처음 사회생활은 어떻게 시작하셨는지요?

- 식품회사에서 근무했어요. 직장생활을 10년정도 하다가 새로운 창업을 하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2010년에 지인 분이 수입차량을 수입하는 병행수입 업을 알려주셨어요. 이때, 미국의 경매장에서 사고차량을 싸게 구입하여, 국내에 수입하는 일을 하던 중 미국의 캠핑카와 푸드트럭을 보게 되었습니다. 생소하기도 하고 너무 예쁜 트럭들이 개조되어 경매장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국내에 들여오는 것을 알아봤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수요도 없을뿐더러 푸드트럭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없을 때 였죠. 그런데 2014년 우리나라도 푸드트럭이 합법화 될 거라는 기사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외국의 푸드트럭문화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 비전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커피트럭으로 창업을 결정하게 되었고, 2015년 6월 말부터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 어떻게 보면, 푸드트럭을 하기 위한 기본 경력은 다 갖춘 셈이네요. 이후에는 시행착오가 없었나요?

왜 없었겠어요. 그때부터 고생의 시작이었죠. 기억을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2015년도에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 당시에는 푸드트럭이 합법화 된다고는 하지만, 영업장소가 전혀 없었고 사업자 모두가 노점 취급을 받으며 일할 때 였으니까요. 인천송도산업단지에서 커피영업을 할 때 였는데, 

운 좋게도 한 회사 사장님께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응원한다며, 혹시 단속이 있거나 신고 당하면 회사 사유지에서 영업하라고 자리를 주셨어요. 그 자리는 점심시간 1시간 30분 영업을 하면 20~30만원의 매출이 오르는 감사한 자리였죠. 하지만 그런 행운도 오래가진 못했어요. 길 건너 매점과 밥집을 운영하는 사장님께서 노발대발하시며 영업하지 말라는 거에요. 저는 회사사유지 주차장에서 자리를 얻어 하고 있는데, 1시간만 영업하고 바로 가는 사람이니 사정 좀 봐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역시 세상이 호락호락하겠어요? 매일매일 1주일을 그렇게 영업을 못하게 오셔서 방해를 하시더니 결국은 자리를 내어준 회사를 찾아가셔서 이 트럭 여기서 영업 계속하게 하면 이 회사에 직원들 점심을 판매 안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어요…… 산업단지 주변에는 식당이 별로 없어서 그 회사직원들이 식사를 할 만 한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회사과장님께서 나오셔서 오늘까지만 오셔야겠다고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안됐었는데 서러워서 그 과장님 앞에서 눈물을 보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일이에요. 쿨하고 멋지게 인사하고 돌아설 수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이러려고 푸드트럭을 했나~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하하!



5. 그래도 좋은 일도 많았을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그런 어려운 상황을 겪고 나서, 천운이 왔죠. 2015년에 커피차량을 가지고 안산의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의 가을축제를 신청하려 했는데 커피, 음료메뉴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문어꼬치를 가지고 들어간 첫 행사였죠. 매일 노방을 뛰며 30만원만 팔아도 대박이었던 저에게는 문어꼬치로 첫날 18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적 같은 일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한없이 웃음이 나와요

그 뒤부터 대박트럭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됐어요. 어느 행사를 가도 수백 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트럭이 됐죠. 그렇게 행사의 여왕이라는 가칭도 얻게 되고,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 조금씩 여유가 생기자 저도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좀 더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는 일들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은 한국푸드트럭협동조합이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조합원들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봉사하고 있어요~

솔직히 거짓으로 멋들어진 히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하는 일이 이동을 하면서 행사를 다니다 보니, 단골손님이 생기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눈에 위치를 알리며 다녀도 솔직히 그때그때 일회성 손님이 더 많다고 보시면 되요. 제가 기억에 남는 손님은 같이 행사를 다니는 동료 분들이나 밤도깨비야시장의 입점하고 계신 샐러분들이라고 해야 할 꺼 같아요. 제 음식을 늘 믿고 맛있게 드시는 동료 분들과 야시장에서는 음식을 팔지는 않으시지만 일반 수공품을 파시는 샐러분들께서 매주 제 음식을 사 드시고 ‘엄지척’ 해주시기 때문에 이분들이야 말로 저에게는 가장 든든한 손님이 아닐까 싶어요.




6. 지금의 ‘대박트럭’,’행사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유지할 수 있는 성공 영업전략 비결이 있나요?

아직까지는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 영업전략이라는 단어가 와 닿지는 않습니다만, 나름 푸드트럭 1세대로써 지금껏 잘 달려왔던 운은 있었던 거 같아요.

첫 번째, 손님이 다가오기 쉬운 메뉴를 팔자.

두 번째, 판매음식이 손님의 눈높이에 보이게 하자.

세 번째,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

네 번째, 가장 좋은 품질의 식자재를 사용하자.

다섯 번째, 좋은 품질의 음식을 팔고, 손님에게 당당하자.

이렇게 다섯가지정도로 특별하진 않은 전략이지만 충실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제 튀김이 장소와 판매시간에 구애받지않고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안정된 장소를 얻어 장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의 계획이자 목표에요. 시간에 쫓겨 만족스럽지 않은 음식이 나갈 때는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스러워요. 점점 영업을 오래 할수록 책임감이 느는 거 같아요.

요즘에는 손님에게 판매하고 바로 뒤돌아서는 모습보다는, 손님이 음식을 받았을 때의 표정을 살피고, 다 드신 용기에 음식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하게 되요. 행여, 튀김이 비싸다고 투정하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수제튀김이라서 소량으로 손수 만들어서 그렇습니다.

작년부터 이미 백화점에서는 입점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시기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튀김의 최고라고 자부할 때, 멋지게 튀어 오르려고 해요. 향후 수제튀김으로만 40~50개의 종류를 골라 먹을 수 있는 수제튀김점을 운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에요.

8. 마지막으로, 푸드트럭을 창업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더라~’ 라는 소문으로만 창업을 결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직까진 합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없기 때문에, 마음껏 영업을 할 수가 없으며, 일년에 4월~10월까지가 푸드트럭이 영업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점을 유의하셔야 해요.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푸드트럭이 거의 동면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되요. 비수기에는 백화점으로 입점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나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취직을 많이 하고 계세요. 이런 리스크들이 있다는 점, 꼭 잊지 마시고 많은 점검 후 창업에 도전하시길 바래요. 앞서 노파심에 어려운 말씀을 드렸지만, 오로지 나만의 개성으로 노력하면 성과도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기도 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에필로그)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들어가서 ‘불꽃튀김’을 찾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고, 음식이 화려한 차를 찾으면 그것이 바로 ‘불꽃튀김’이다. 최근 무분별한 푸드트럭들이 생겨나며 한철 장사만 고민하는 업주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식의 질에 대한 고객들의 실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불꽃튀김’은 분명히 다르다. 백화점에서 푸드코드 이상 음식의 맛과 멋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불꽃튀김’같은 푸드트럭들이 늘어야 한다. 그래야, 푸드트럭의 구석기 시대가 그나마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오늘도 튀김옷을 하나하나 손수 준비하며 밤도깨비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박필연 사장에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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